Discover북 오브 파이 (Book of pie)172회 - [소설] 나의 피투성이 연인
172회 - [소설] 나의 피투성이 연인

172회 - [소설] 나의 피투성이 연인

Update: 2023-11-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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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사고로 목숨을 잃은 소설가가 남긴 내밀한 일기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지금에 와서야 읽는 이에게 차라리 질기고 독한 농담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농담이라고 하기에 이 직감은 무척이나 날카롭다.

‘유선’은 “바위 같은 사랑”을 주었다고 믿었던 남편의 컴퓨터 파일에서 불륜의 흔적을 발견한다.

“모든 게 좋아, 너의 모든 것.” 이라는 문장이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님을 직감한 유선은 불현듯 가려움증에 시달린다.

유선의 남편이자 세상을 등진 인물 ‘김주현’이 작가이기에, 이 소설은 어쩔 수 없는 기시감을 준다. 그러나 소설은 기시감을 뛰어넘는 사실과 구체를 남긴다.

떠난 자가 아닌 남은 자의 삶을 지독하고 차분하게 부려놓는 것이다. 정미경 소설에서 삶의 밀도는 유난히 높다.

남편의 부정을 추측함은 가려움증이라는 증세로 몸에 나타나고, 남편이 없는 삶의 빈궁함은 딸에게 뱉는 유선의 말로 발화된다.

이토록 정미경의 독한 농담과 직감은 그럼에도 삶은 계속될 것이라는, 냉정한 진실과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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